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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사건 기록의 탄핵심판 현출 : 검찰 및 법원 협력 의무의 실효성 분석

by 리걸 인사이터 2026. 2. 14.

고위 공직자에 대한 탄핵심판은 그 중대성만큼이나 신속한 사실관계 확정이 필수적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탄핵 사유를 입증할 핵심 증거들이 검찰의 수사 기록이나 법원의 형사재판 기록에 묶여 있을 때, 이를 헌법재판소로 제때 가져오는(현출시키는) 과정은 실무적으로 상당한 난관에 부딪힌다. 이 글에서는 헌법재판소법상 자료 제출 요구권의 현실적인 한계를 짚어보고, 국가기관 간 협력 의무를 실효적으로 강제할 수 있는 대안을 심층적으로 분석해 보겠다

 

탄핵심판 사건은 대부분 피청구인의 직무상 범죄 혐의와 직결되어 있어 일반 형사재판과 병행되는 경우가 많다. 헌법재판소가 독자적으로 모든 증거를 수집하기에는 물리적 한계가 따르므로, 필연적으로 기존 수사기관이 확보한 방대한 진술 조서나 압수물, 법원의 공판 기록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수사 기밀 유지나 재판의 독립성 원칙이 충돌하며 탄핵 절차 전체가 공전하는 현상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1. 헌법재판소법 제32조의 명과 암: 자료 제출 요구권의 한계

현행 헌법재판소법 제32조는 재판부가 다른 국가기관이나 공공단체에 대하여 심판에 필요한 사실을 조회하거나 기록 송부를 요구할 수 있는 명시적인 권한을 부여하고 있다. 이는 국가기관 간의 원활한 업무 협조를 전제로 한 규정이지만, 실무 현장에서는 그 한계가 명확하게 드러난다.

 

가장 큰 문제는 해당 규정에 강제력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만약 검찰이나 법원이 '현재 진행 중인 수사에 중대한 지장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거나 '재판 진행에 필요하여 원본을 보낼 수 없다'는 이유로 기록 송부를 지연하거나 거부할 경우, 헌법재판소가 이를 제재할 뚜렷한 법적 수단이 마땅치 않다. 결국 재판부는 제한적인 간접 증거만으로 심리를 이어가거나, 형사재판의 1심 판결이 선고될 때까지 탄핵심판의 변론을 기약 없이 연기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이러한 사법 지연은 국가적 혼란을 가중시키는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된다.

2. 기록 확보 지연 시 헌법재판소의 실무적 대응 방안

기록송부촉탁에 대한 회신이 지연되거나 불완전한 기록만 송부될 경우, 재판부가 선택할 수 있는 가장 직접적인 대안은 해당 문서가 존재하는 장소로 직접 나아가 확인하는 '서증조사'이다.

 

기록송부촉탁 방식은 절차가 간편하고 행정적 부담이 적지만, 상대 기관의 선의와 협조에 전적으로 의존해야 한다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다. 반면, 헌법재판관이나 소속 공무원이 직접 검찰청이나 법원을 방문하여 기록을 열람하고 필요한 부분을 등사하는 현장 서증조사는 증거 확보의 확실성을 담보할 수 있다. 전체 기록을 직접 검토함으로써 특정 기관에 의해 자료가 선별되거나 은폐될 우려를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비록 절차적 번거로움이 따르지만,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할 때 재판부의 적극적인 직권 조사가 요구되는 대목이다.

3. 기관 간 협력 의무의 실효성 확보를 위한 제도적 과제

탄핵심판의 절차적 적법성과 신속성을 동시에 확보하기 위해서는 헌법재판소 심판규칙 등을 개정하여 타 국가기관의 협력 의무를 보다 구체적으로 명문화해야 한다. 협조 요청이 단순한 권고 수준에 머물지 않도록 실무적인 제도 보완이 시급하다.

  • 기록 송부 시한 및 소명 의무 명문화: 헌법재판소의 기록 송부 요청이 있을 경우, 원칙적인 송부 기한을 규정하고 이를 준수하지 못할 시 구체적인 거부 사유와 예상 가능 일자를 재판부에 공식적으로 소명하도록 의무화해야 한다.
  • 수명재판관 파견의 적극적 활용: 방대한 형사 기록을 효과적으로 검토하기 위해, 심판준비절차 단계에서부터 특정 재판관을 수명재판관으로 지정하여 현장 서증조사 및 증거 수집 절차를 전담하게 함으로써 심리의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
  • 디지털 증거 연계망 구축: 중장기적으로는 법원의 전자소송 시스템과 검찰의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을 헌법재판소와 안전하게 연동하여, 물리적인 서류 이동 없이도 보안 네트워크를 통해 공판 기록을 즉각적으로 열람할 수 있는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

요약 및 정리

탄핵심판에 필요한 형사사건 기록을 제때 확보하지 못하는 현상은 단순한 행정적 불편을 넘어 헌법재판의 본질적 기능을 위협하는 중대한 문제다. 수사기관과 법원은 각자의 독립성을 유지하면서도, 헌법 수호라는 국가적 중대사 앞에서는 헌법재판소의 심리에 적극적으로 협력해야 할 헌법적 의무가 있다.

 

기록송부촉탁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재판부의 적극적인 현장 서증조사와 수명재판관 제도의 활용이 필수적이다. 나아가, 불필요한 기관 간의 갈등으로 사법 절차가 지연되지 않도록 자료 제출 의무와 절차를 정교하게 다듬는 입법적, 규칙적 정비가 조속히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 주의사항 및 면책 문구: 본 포스트는 헌법재판소법 및 관련 학술 논의를 바탕으로 탄핵심판의 증거조사 실무를 분석한 일반적인 법리 정보입니다. 구체적인 탄핵 사건이나 형사 재판의 진행 상황에 따라 법원의 판단 및 기록 송부 절차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본 문서의 내용은 공식적인 법률 자문을 대체하지 않으며, 이를 바탕으로 한 의사결정에 대해 법적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