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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한쟁의심판의 사실조사 다각화 : 인터넷 수집 자료의 법적 한계와 공식화 방안

by 리걸 인사이터 2026. 2. 15.

국가기관이나 지방자치단체 간에 권한을 두고 다투는 '권한쟁의심판'은 그 특성상 얽혀있는 사실관계가 매우 방대하고 복잡하다. 당사자들이 제출하는 수많은 공문서와 행정 기록만으로는 사건의 실체를 완벽히 파악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재판 실무에서는 공식적인 증거조사 외에도 인터넷 검색이나 관계 기관 탐문 등 이른바 '비공식적 사실조사'가 알게 모르게 이루어지고 있다. 이 글에서는 헌법재판에서 인터넷 수집 자료가 가지는 법적 한계를 짚어보고, 이를 적법한 증거로 편입시키기 위한 절차적 개선 방안을 논의한다.

1. 권한쟁의심판 사실조사의 현실적 고충

권한쟁의심판은 개인 간의 민사소송과 달리, 당사자인 국가기관들이 보유한 정보의 양과 질이 압도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판부가 사실인정에 어려움을 겪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이유는 당사자들이 자신에게 유리한 정보만 선별하여 제출하거나, 핵심적인 행정 내부 자료의 제출을 거부하는 이른바 '정보의 비대칭성' 때문이다. 현행법상 헌법재판소가 자료 제출을 강제할 뾰족한 수단이 부족하다 보니, 심리를 담당하는 헌법연구관이나 재판관들은 답답한 마음에 포털 사이트 뉴스를 검색하거나, 해당 지자체 담당 부서에 전화를 걸어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등 자구책을 마련하기도 한다. 문제는 이러한 비공식적 루트를 통해 획득한 정보들이 재판의 향방을 가를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적법한 증거조사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는 데 있다.

2. 인터넷 수집 자료의 치명적인 법적 리스크

재판부가 인터넷 검색이나 전화 문의로 얻은 정보를 판결의 결정적 근거(재판관련사실)로 삼는 것은 심각한 절차적 위법성을 내포하고 있다.

 

재판의 대원칙은 '당사자주의'와 '공개주의'다. 법정에 제출된 모든 증거는 양 당사자가 그 출처를 확인하고 반박할 수 있는 기회(반대신문권)가 주어져야 한다. 그런데 재판부가 인터넷에서 임의로 찾은 자료를 당사자 모르게 심증 형성에 사용한다면, 불이익을 받는 쪽에서는 "우리가 알지도 못하는 인터넷 찌라시를 근거로 패소했다"며 강력하게 반발할 수밖에 없다.

물론 법령의 연혁이나 사회의 일반적인 통계 같은 '입법사실'을 인터넷으로 확인하는 것은 무방하다. 그러나 특정 지자체가 언제 어떤 행정처분을 내렸는지와 같은 구체적인 '요증사실'을 인터넷 기사나 비공식적인 전화 통화만으로 확정 짓는 것은, 권한쟁의심판의 공정성과 헌법재판소 결정의 권위를 스스로 깎아내리는 위험한 행위다.

3. 사실조사의 다각화와 공식적 편입 전략

복잡해지는 현대 행정 분쟁에서 인터넷 자료의 효용성을 완전히 무시할 수는 없다. 관건은 이 비공식적 데이터를 어떻게 '공식적이고 적법한 증거'의 영역으로 끌어올릴 것인가에 있다.

  • 심판준비절차를 통한 공개 검증: 헌법연구관이 인터넷이나 탐문을 통해 유의미한 자료를 발견했다면, 이를 변론기일 전 '심판준비절차'에 공식적인 문서 형태로 현출시켜야 한다. 양 당사자에게 해당 자료를 제시하고 진위 여부에 대한 의견을 묻는 과정을 거침으로써, 비공식 자료에 절차적 정당성을 부여할 수 있다.
  • 수명재판관 중심의 적극적 증거 채택: 준비절차를 지휘하는 수명재판관이 인터넷 수집 자료의 신빙성을 일차적으로 검토한 뒤, 필요한 경우 해당 지자체에 공식적인 '사실조회'나 '문서송부촉탁'을 발송하여 공문서의 형태로 다시 확정 짓는 연계 작업이 필요하다.
  • 연구관 사실조사 제도의 법제화: 현재 실무 관행으로 굳어진 헌법연구관의 현장 조사 및 비공식 정보 수집 활동을 헌법재판소 심판규칙에 명문화하여, 조사의 범위와 한계, 취득한 정보의 증거 신청 절차를 투명하게 규정해야 한다.

요약 및 시사점

권한쟁의심판에서 진실을 규명하기 위해 사실조사의 방법을 다각화하는 것은 시대적 흐름이자 불가피한 선택이다. 인터넷 자료나 실무자 탐문은 굳게 닫힌 국가기관의 정보 장벽을 우회할 수 있는 훌륭한 단서가 될 수 있다.

 

그러나 그 단서가 법정에서 '증거'로서의 생명력을 얻기 위해서는 반드시 양 당사자의 공개적인 검증이라는 헌법적 용광로를 거쳐야만 한다. 절차적 적법성이 담보되지 않은 편리함은 언제든 사법 불신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음을 명심하고, 헌법재판소는 사실조사 절차의 공식화와 양성화를 위한 제도 정비에 속도를 내야 할 것이다.

※ 주의사항 및 면책 문구: 본 포스트는 권한쟁의심판의 사실인정 절차와 증거법적 쟁점을 다룬 헌법재판연구 등 학술 자료를 바탕으로 재구성한 법리 분석 칼럼입니다. 헌법재판소의 실제 심리 과정에서는 재판부의 직권 조사 범위와 증거 채택 여부가 사건의 구체적 성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본 내용은 공식적인 법률 자문이 아니며, 이를 근거로 한 법적 판단에 대해 작성자는 책임지지 않습니다.